미티 할머니 댁이에요
바람이 살랑살랑 산사나무 숲 가지를 흔드네요
아침안개 냄새는 길가에 핀 하늘색 꽃 같아요
귀속의 새가 말을 한다
풀 끝에 맺힌 이슬이 머리카락을 적신다
나비를 따라가야 할 곳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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길의 끝은 할머니 집이다
평범한 구석구석에는 아름다운 동화가 숨어 있다
모든 행복은 할머니 울타리를 벗어날 수 없다
은식기 촛대 낡은 유화
부츠 아코디언 붉은 산사나무속
낡은 이불 속에서 잠이 들었다
할머니가 내 뺨에 살며시 뽀뽀하셨다
풀은 누렇게 움트고, 강물은 얼고 녹고
길 끝에는 할머니 집이 있다
풀은 누렇게 돋고 강물은 얼고 얼었다 녹았다
이제 길 끝은 더 이상 할머니 집이 아니다
바람이 산사나무 숲 가지를 살며시 흔들었다
아침안개 그 냄새는 길가에 핀 하늘색 꽃 같아요
귀에 들어간 새가 말을 하네요
풀 끝에 맺힌 이슬이 머리카락을 적시네요
어디를 쫓아요 저 나비는 가고 있는 걸까요?
길 따라 할머니 집이 없어졌습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