수박과 수박 벌레의 시

수박과 수박 벌레

저는 수박 벌레입니다.

나는 당승의 뱃속에 산다.

등나무 꽃을 기어오르다.

수박 한 개와 구멍 한 개.

나는 어떤 구멍에도 정착할 수 있다.

달콤한 꿈의 초승달이다.

술에 취한 가족

날 겁내지 마

달콤한 수박

나도 외로움을 두려워한다

너의 품에서 자다

네 맘대로 해

나를 거절하지 마세요.

동그란 수박

나도 널 사랑해.

너랑 자고 싶어

황혼 숲에서 함께 썩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