작가: 다망서
기름종이 우산을 홀로 받치고 있다
기나긴, 기나긴
고독한 빗길
나는 만나고 싶다.
라일락꽃 같다.
앙심을 품은 소녀.
그녀는 가지고 있다.
라일락 같은 색깔
라일락 향
라일락 같은 슬픔
빗속에서 애도하다
슬프고 막막하다
그녀는 이 고독한 빗길을 배회하고 있다
기름종이 우산을 하나 받치다
나처럼
나처럼.
조용히 걷다
추운 사막, 우울함, 우울함.
그녀는 살금살금 다가갔다.
가까이 가서 다시 던져라.
숨 쉴 수 있는 눈
그녀는 우쭐거리며 지나갔다
아주 좋아요
꿈처럼 슬프고 막막하다.
꿈처럼 떠다니다
라일락원
나는 이 소녀를 놓쳤다.
그녀는 묵묵히 가버리고 가버렸다.
흔들거리는 나무 울타리.
이 비 오는 오솔길을 지나다
슬픈 비의 노래에서
그녀의 색깔을 빼다.
그녀의 향기를 흩었다.
사라졌어, 심지어 그녀
숨 쉴 수 있는 눈
연보라색의 우울함
기름종이 우산을 홀로 받치고 있다
기나긴, 기나긴
고독한 빗길
나는 날아가고 싶다.
라일락꽃 같다.
앙심을 품은 소녀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