'도시와 마을을 지나는 기차'
기차가 출발한 순간
차 안의 모든 것이 기차 그 자체가 되었다 . 여기에서 저기까지
마음이 붐비고 공허하다
지나가는 모든 도시가 다 같은 도시인 것 같다
지나가는 모든 마을이, 마치 같은 마을에 있으면서 생각이 하나된 듯
서로 흉내내고 미워하는 모습
풍경이 너무 망가져서 의외다
내가 복사한 건 아닐까
출처를 알 수 없는 일로 남의 생활 방식이 왜곡됐다
길은 삐었고 이제부터는 낯선 땅
기차처럼 어떤 풍경을 지나
또 그 풍경에 혼란스러워진다